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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반디심리극장] 비대면 심리극/사이코드라마 후기 (21년 8월) 본문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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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반디심리극장] 비대면 심리극/사이코드라마 후기 (21년 8월)

너굴면 2021. 12. 17. 18:33

(*2021. 8. 15 작성)


5월을 마지막으로 반디심리극장 공지가 올라오지 않아서 아쉬워하고 있었는데

정말 감사하게도 이번 8월부터 반디심리극장이 재개되었다!!

총 2회를 모집했는데 나는 스케줄 상 어제(8/13)만 신청했다.

https://pin.it/ai5ddWi

 

정말.. 너무너무 좋았다.

주인공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음에 강하게 남았다.

시간이 지나도 쉽게 잊힐 것 같지 않은 2시간이다.

우선 마인드온심리연구소의 배지석 소장님의 진행이 정말 매끄러워서 감탄이 나왔다.

정확한 심리극 용어는 잘 모르지만, 현재와 과거의 사건을 액자 형식으로 오간 것이

부담스럽지 않게 깊은 내면의 기억으로 빠져들어갔다가

다시 자연스럽게 현실로 돌아올 수 있도록 만들어 주었다고 느꼈다.

또한 심리극 특유의 즉흥성도 잘 느낄 수 있었다.

가족 구성원 각각에 대한 주인공의 심리 상태에 맞춰서

바로바로 구성을 추가/변형하며 짜맞춰가셨는데

그 자연스러움과 매끄러움에 감탄이 나올 뿐....

그리고 줌(ZOOM)의 모든 기능을 기발하게 활용하셔서

비대면임에도 불구하고 몰입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.

진짜 신기했다ㅎㅎ

크...!!!!!!!

 

배지석 소장님의 능숙한 진행 하에

주인공은 과거의 기억을 다시 마주했다.

비록 주인공의 상황과 나의 상황이 매우 달랐음에도 불구하고

아픔을 가진 한 인간으로서

중간중간 터져나오는 울음을 참기가 어려웠다.

(심리극의 구체적 내용은 비밀 보장을 위해 언급할 수 없다)

누구나 원치 않지만 어깨에 매고 다니는 기억이 있을 것이다.

그리고 많은 경우 그 기억은 어렸을 때 만들어진다.

주인공 어깨 위의 16살 아이를 보며

내 어깨 위의 어린 아이가 떠올랐다.

간절하게 이해 받고 싶었으나 귀 기울여줄 사람을 찾지 못했던.

나는 용기가 없어서 주인공을 하겠다고 나서지 못했다.

아마 앞으로도 한동안은 나서지 못할 것 같다.

주인공을 한다 해도 표면적인 고민 이상으로 깊이 공개하지 못할 듯하다.

하지만 언젠가 마주해야만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.

이제는 극복한 척 담담해 보이려 노력하고 있지만

사실은 아무 것도 정리되지 않았다.

부질없는 짓인 걸 알면서도

자꾸 남의 고통과 나의 고통을 저울질하며

나의 고통이 별 것 아니라고 경시하는 것을 멈추기 어렵다.

언젠가 이 처참한 기억들을 끄집어냈을 때

이건 충분히 고통받을 만한 일이라고 스스로 인정해줄 수 있기를 바란다.

아픔 투성이의 인간들이 모여 서로를 위로하는,

애잔하고 슬프면서도 너무 따뜻해서 눈을 뗄 수 없는 연극.

내가 지금까지 경험한 심리극은 이런 느낌이다.

내가 미래에 심리극 디렉터가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

내담자로서라도 오래오래 경험하고 싶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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